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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학년도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심현균
  글쓴이 : GL-EDU      날짜 : 19-07-03 18:42      조회 : 722     

고3은 참 확실한 것이 하나 없어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수시 6장을 다 다른 학과, 다른 전형으로 사용하는 경우여서 준비할 것도 많은데 시간은 부족한 것 같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습니다. 내신 챙기랴, 자소서 6개 쓰랴, 면접 준비하랴 사실상 작년 이맘때쯤까지는 제대로 끝낸 것 없이 이리저리 끌려다녔었던 것 같네요. 그래도 1학기가 끝나고 하나하나 나아지더라고요. 자소서부터 틀을 어느정도 잡고, 면접학원도 이리저리 다니면서 나름 감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방학 땐 수시보단 수능 준비를 좀 더 신경 쓰려고 했습니다. 저의 경우 국어가 참 암담해서 그거 하나 때문에 최저를 못 맞추진 않을까 항상 걱정되었습니다. (실제로 수능 직전까지 크게 나아진 것처럼 느껴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만약 수능점수가 안되면 수시 원서들이 다 수포로 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도 많았고 국어에만 매달리니, 수학이나 사탐이 흔들리고... 여전히 끝난 건 하나 없다는 생각이 다시 들더라고요. 재수에 대한 두려움도 있으면서도 수능을 잘 봐도 정작 면접, 자소서에서 안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들고 여러모로 걱정만 가득해진 방학이었습니다. 모순적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제게 도움이 된건 '체념'이었던 것 같네요. 어차피 수능, 수시 둘 다 동시에 몰두할 수는 없으니 하나를 할 땐, 다른 쪽에 아예 신경을 끄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2학기 초엔 수능에 집중하다가 면접일이 다가오면 수능은 잠깐 접어두고 면접에만 몰두하려고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면접 준비 과정에서도  일종의 '체념'이 중요했던 것 같아요. 사실 이맘때쯤 되면, 면접 기출도 한 번 정도 훑었을 것이고, 여러 학원에서 준 모의 면접 문제도 많이 풀어봤을 거에요. 그리고 실제로 면접을 해보면서 받은 많은 피드백도 있었을 것이고요. 이때쯤 많이들 하는 것이 시사를 추가로 공부하거나, 면접 주제와 관련된 전문 지식을 ’더‘ 공부하는 것이었는데, 저는 그런 것들에는 완전히 미련을 버렸던 것 같아요. 오히려 지금까지 받은 자료와 피드백만 해결하는 데도 벅찼거든요. 그래서 과거에 했던 동일한 면접문제로 관점을 바꿔서 다시 답변해보기도 하고, 답변하는 모습을 촬영해서 받았던 피드백을(목소리나 시선 처리 등등) 실천해보려고도 했어요. 그리고 수많은 면접주제에 대한 해설과 이론수업 내용을 최대한 간편하게 정리하는 노력도 많이 했어요. 이 때 문제를 더 풀어야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전 이론적 기반, 제가 아는 지식들만이라도 제대로 다지면 거기에서 내용을 끌어와 새로운 문제에도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저한테는 이게 정답이었던 것 같네요.
연대 언더우드 면접의 경우 fear of ignorance라는 주제의 문제가 나왔는데 면접학원에서 다뤘던 내용과 유사한 점이 많아 이를 바탕으로 내용을 구성할 수 있었고, 고대 특기자 면접에서도 정보량과 선택의 상관관계에 대해 답할 때, 옛날에 풀었던 면접문제에서 제가 이야기한 사례를 끌어와서 답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결과론적으로 이 두 전형 모두 최초합이기도 했네요. 특기자를 합격한 덕에 수능을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고 그렇게 제 대학 입시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고 3 수험생활은 왠지 지금까지 해온 것 이상의 새로운 것들로 채워서 '완벽하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서 힘들었던 것 같네요. 그래서 주변에서 푸는 새로운 문제집이나 다니는 학원 하나하나가 민감하게 다가오고 왠지 뒤떨어지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1년동안 해야 되는 것은 ’무언가 더‘를 추구하는 게 아닌, 지금까지 배우고 노력한 모든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네요. 고3에 와서 새로운 것들을 더 쌓아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세요. 지금까지 해온 공부와 노력들을 되돌아보며 차근차근 정리하기만 해도 어렵고도 힘든 입시 그리고 고3이라는 1년을 수월히 헤쳐나갈 수 있을 거에요.